구라도사의 글 창고

IN Generation - The Creative Team

쫓겨난 이들의 세계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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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6

Livin la vida loca

들을 때마다 흥겨운 노래가 있다. 나온 지 꽤 오래 되었고 빌보드에서도 1위를 수 주간 했다 하도라도 그런 노래가 한두 곡도 아닌데 이 노래는 꼭 두 번, 세 번씩 듣게 된다. 그리고 어설픈 발음으로 따라 하게 된다. 가사는 뭐 그다지 추천할 만하진 않지만 “upside inside out she's livin' la vida loca”라고 부르는 부분은 나도 모르게 노홍철이 예전에 추던 저질 춤을 따라 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길거리에서 혼자 이어폰을 낀 채 그러고 있으면 진짜 미친놈처럼 보이겠지만 둔중한 몸을 움직여 못된 춤이라도 추고 싶다. 하지만 얄팍한 이성이 억누르는 바람에 유투브에 오를 기회를 놓치고 있지만. 아무튼 그 노래는 꽤 중독성이 있고 춤을 부르는 라틴 음악임엔 분명하다...

혼잣말 2024.01.11

빈 일정에 대한 강박

일정표의 빈 칸을 보면 왠지 그 날은 헛되게 산 것 같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일정표에 별 시답지 않은 것까지 기록하고서야 마침내 내가 하루를 열심히 산 것처럼 뿌듯해 한다. 왜 ‘방구석에서 뒹굴다.’가 일정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거라도 채워 넣어야 내가 오늘 하루를 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이 없으면 없는 대로 바쁘면 바쁜 대로 일정표를 채워 나가는 게 순리이건만 이젠 일정표를 채우기 위해 일을 만드는 주객전도의 상황까지 벌어지곤 한다. 옛날 어떤 글에선가 남자는 아침에 밥숟가락 놓으면 밖으로 나가 하다못해 돌멩이 하나라도 주워 와야 한다는 것을 보았다. 돌멩이 하나 주워 오는 게 뭔 대수라고 그러냐고 하지만 그 돌멩이가 나중에 담을 세울 때나 마당의 빈곳을..

혼잣말 2023.12.13

사는 건 진행 중

언제나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뭐 그런 것에 이런 저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지만 그저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살아 있는 이에게는 누구나 그렇지만 산다는 것 자체가 진행 중이다. 뭐 잘난 말로 비분절적 시간의 흐름이지만 결국 끊어지지 않는 현재의 연속이 삶이 아닌가. 지나고 보면 속절없는 것 같기도 하고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은 그렇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삼 일간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뭐 내가 뉴요커도 아니고 그깟 거 못 먹었다고 안타까울 것도 없지만 달빛도 검은 아스팔트마냥 칙칙해지고 별빛도 무수한 붉은 십자가보다 흐릿해지는 이 새벽에 문득 씁쓸한 맛이 그립다. 오래된 청소기 필터마냥 무언가 잔뜩 가슴에 낀 것같다. 매일 반복되는 스팸 메일을 지우듯 무언가가 자꾸만 내 마음 ..

혼잣말 2023.12.12

진지한 게으름

요즘 통 글을 못 쓰고 있다.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냥 쓰기 싫어서 쓰지 않은 것뿐이다. 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겠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글쓰기가 싫은 적이 있었나 싶다. 사실 재미로 혹은 흥미로 글을 써 왔고 앉으면 대체로 글이 나왔지만 요즘 같아서는 몸도 마음도 조금은 지쳤는지 아니면 안일해졌는지 글쓰기가 도통 되지 않는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글쓰기라는 게 담배를 한 대 피우듯 그저 소일거리처럼 바쁜 와중에 틈을 내서 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다가도 어딴 때에는 정말 하늘이 내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무척이나 소중하고 또 가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생각 없이 그냥 읽히는 글을 보다가 보면 문득 이런 건 나도 그냥 쓰겠다 싶다가도 이렇..

혼잣말 2023.12.10

지랄 쌩쑈

얼마 전 나는 미간 사이에 작은 상처를 하나 얻었다. 물론 공짜로. 누구나 겪었음 직하지만 어쩌면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아주 애매모호한 경험이기에 이러한 경험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글을 남긴다. 모년 모월 모시. 나는 안방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요의가 느껴져 침대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자연스럽게 걸어 나왔다. 문 앞에 쓰레기통이 있기에 그걸 피해 안방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내 몸통 가장 아랫부분인 새끼발가락이 문의 가장 끝부분인 문 가장자리에 걸렸다. 다들 알다시피 그 순간의 고통은 인간이 가장 고통스럽다는 작열통이나 절단통보다 심하지 않은가. 나는 나의 연약하고 남들보다 못생겨 발톱도 항상 비뚤어지게(절대 배가 나와서 그렇게 자르는 건 아니다.) 잘리는 새끼발가락을 ..

혼잣말 2023.12.08

멍석 위에서 춤 못 추는 놈

오래 전 일이다. 한 10년은 되었을 거다. 그 때 나는 한창 홈페이지며 블로그에 글을 잔뜩 남길 때였다. 소설이랍시고 이런 것 저런 것을 올렸고, 마치 얼치기 철학자가 빙의한 듯한 태도도 온갖 현학적인 말(지금 내가 읽어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의 나열)을 쏟아낼 때였다. 그 때 어떤 출판사에선가 내게 글을 의뢰했다. 홈페이지의 글처럼 생활과 관련된 담백한 글(지금 생각해 보면 내게 글을 의뢰한 사람도 참 글을 볼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을 하나 써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나는 앞뒤 재지 않고 그러마 했다. 물론 내 글로 출판사에서 내는 책을 몽땅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한 꼭지만 싣는 것이었지만 난 마치 그것이 내 글을 사회가 인정해주는구나하는 착각을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지만 인생사가 ..

혼잣말 2023.12.08

문득 깨달음.

물끄러미 내가 쓴 글들을 보다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예전 같았으면 부끄러워 어디 내놓지 못할 글이라고 생각한 것을 아무 부끄럼없이 연재까지 하고 있다니....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은 없다고.' 나는 그런 것 같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준비를 마친 상태로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일도, 공부도, 심지어는 밥 먹는 것도. 하지만 돌아보면 어떤 것도 완벽히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럭저럭 잘 해 왔다. 아니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다가 변죽만 울리고 끝난 게 한 두 번이던가? 그러다가 왜 내가 완벽하게 준비를 하려고 할까 고민을 해 보았다. 그런데 아주 뜻밖의 결론이 나왔다. '난 처음 하는 일은 대부분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무엇이든 '처음' 한 일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혼잣말 2023.12.07

정말 그런가?

한 때 일이 너무 많아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제발 내 일 좀 누가 나눠갔으면 하는 생각을 하루에 열두 번도 더 했다. 그리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대신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이유라며 자위했다. 그러다가 일이 좀 줄고 시간이 여유로워지니까 이제 글도 좀 쓰고 못한 것들도 좀 해야지 하니 게으름과 무식하게 다룬 몸뚱아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면서 또 글을 쓰지 않는 핑계를 댄다. 결국은 바쁘거나 바쁘지 않거나 글을 쓰지 않는 건 핑계에 불과했다. 다시 바쁜 시절이 찾아오니 오히려 그 좁은 틈을 비집고 글이란 걸 쓰기 시작했다. 그러니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지금 나는 여유로울 시간이다. 아니 여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다. 피곤한 일상이다, 정신없는 하루다 ..

혼잣말 2023.12.07

비로 그린 하얀 수채화 - 제 3의 길

비로 그린 하얀 수채화 - 제 3의 길 내가 그녀의 곁을 의도적으로 맴돈 적은 없다. 단지 내가 우연히도, 정말 우연히도 갔던 자리엔 어김없이, 아니 항상 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있곤 했다. 담배 피우러 나간 자리에도, 도서관에서 책을 찾을 때도,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도, 또 수업 들어가는 중간에도 그녀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더 ‘우연’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종로나 혹은 을지로 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걷다가도 그녀와 마주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마주침이 기억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유독 기억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그녀가 남달리 예쁘다거나, 아니면 그녀가 남들과 다르게 튀어 보인다든가, 혹은 유독 어두워 보인다든가 하는 이유가 아니다. 단지 어느 순간엔가 서로 눈이 마주치며 아는 ..

단편 소설 2023.12.06

실체

실체 독일에 가고 싶다. 내가 아는 이가 한 명도 없는 독일에 가고 싶다. 독일어 실력이라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배운 것이 전부인 내가 독일에서 과연 생활할 수 있을지 그런 걱정은 없다. 제2 외국어라…. 제1외국어는 영어, 제2외국어는 독일어, 제3외국어는 한문, 제4외국어는 나…. 아무리 배워도 모를 제4외국어. 독일에 가기 위해서는 일본어 공부를 해야 한다. 일본어 공부를 해서 독일 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독일로 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선 여권이 필요하다. 그리고 거기까지 갈 비행기 표가 필요하다. 가서의 생활은? 독일 거지는 독일어를 하겠지? 난 일본어를 할 것이다. 일본어를 하는 거지. 그래서 꼭 일본어를 배우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

단편 소설 2023.12.05

다름과 틀림을 모르는 사람들.

오늘은 아주 민감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다름과 틀림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문법적으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하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르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에 대한 얘기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건 말건 그건 다르기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이들을 보면 사실 조금 어이가 없는 경우가 있다. 블로그를 돌아다녀 보면 본인의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올려 놓고 그것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비판을 하는 댓글에 대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옹졸한 인간으로 모는 경우가 있다. 뭐 특정 사이트를 언급하진 않겠지만 대개 그런 블로그들은 다소 공격적이다. 폄하나 비하가 아니라 마치 논리적으로 비판을 하는 척 한다. 그런 공격성에 눈살을 찌푸리다 한 마디 하면 결국 다름을 인정하지 못..

혼잣말 2023.12.05

이젠 쓸모 없는 습작 노트

예전 군대를 제대하고, 친구들과 함께 모여 희희락락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때가 99년 여름이었을 것이다. 친구들과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웹진'을 만들기로 하고, 서로 글을 써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대의 인연으로 알게 된 무려 서울대학교 동양화학과를 다니는 군대 동기 녀석과 연락이 닿아 우리가 글을 쓰고 그 녀석이 그림을 그리는 소위 '만화'를 만들고자 했다. 나는 그 때 머리 속으로만 품고 있던 이야기 하나를 A4지 한 장에 적어서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그 내용은 'Death Note'와 모티프가 유사한 것이었다. 미래 일기 어느날 A라는 소년이 학교에서 수업을 빼 먹고 거리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오래된 문구점을 발견한다. 그가 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문을 연 것을 한 번도 보지 ..

혼잣말 2023.12.04

병맛 연상

가끔은 그냥 무심코 떠오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것을 병맛 연상이라고 혼자 정의한다. 병맛 연상은 단순하다. 언어 유희와 말도 안되는 연쇄법이 그것이다. 뭐 말장난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이 병맛 연상이 하면 할수록 신경이 쓰인다. 방금도 병맛 연상을 하나 하다가 문득 재미있는 얘기가 떠올랐다. 시작은 '눈이 오다'에서 시작했다. 눈이 오면 코는 사지. 사지는 몸이야. 몸은 뒤집으면 뭄이야. 뭄은 mum이야. mum은 뒤집어도 똑같아. 똑같은 것은 쌍둥이지. 쌍뚱이는 일란성이야. 일란성은 알이 하나야. 하나면 외롭지. 외로운 건 슬픈 거야. 슬프면 울어야지. 울면 안 돼. 안 되는 건 없어. 없는 건 있는 것이다. 잇는 건 끈이지. 끈은 묶어야 해. 묶이면 풀어야지. 풀려면 휴..

혼잣말 2023.12.04

자존감과 자신감

작년 마지막 수업때 했던 얘기다. '나는 할 수 있어.'와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 중 너희가 마음 속에 가져야 할 생각은 나는 소중하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감을 소중한 자산이라고들 생각한다. '비록 내가 할 수 없다 할지라도...'는 패배자의 발상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을. 그것을 굳이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멍에를 씌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가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아니다. 할 수 없지만, 아니 할 수 없기 때문에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니다. 그저 나란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없을지라도 ..

혼잣말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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