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도사의 글 창고

IN Generation - The Creative Team

쫓겨난 이들의 세계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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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2

비로 그린 하얀 수채화 - 제 3의 길

비로 그린 하얀 수채화 - 제 3의 길 내가 그녀의 곁을 의도적으로 맴돈 적은 없다. 단지 내가 우연히도, 정말 우연히도 갔던 자리엔 어김없이, 아니 항상 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있곤 했다. 담배 피우러 나간 자리에도, 도서관에서 책을 찾을 때도,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도, 또 수업 들어가는 중간에도 그녀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더 ‘우연’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종로나 혹은 을지로 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걷다가도 그녀와 마주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마주침이 기억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유독 기억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그녀가 남달리 예쁘다거나, 아니면 그녀가 남들과 다르게 튀어 보인다든가, 혹은 유독 어두워 보인다든가 하는 이유가 아니다. 단지 어느 순간엔가 서로 눈이 마주치며 아는 ..

단편 소설 2023.12.06

실체

실체 독일에 가고 싶다. 내가 아는 이가 한 명도 없는 독일에 가고 싶다. 독일어 실력이라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배운 것이 전부인 내가 독일에서 과연 생활할 수 있을지 그런 걱정은 없다. 제2 외국어라…. 제1외국어는 영어, 제2외국어는 독일어, 제3외국어는 한문, 제4외국어는 나…. 아무리 배워도 모를 제4외국어. 독일에 가기 위해서는 일본어 공부를 해야 한다. 일본어 공부를 해서 독일 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독일로 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선 여권이 필요하다. 그리고 거기까지 갈 비행기 표가 필요하다. 가서의 생활은? 독일 거지는 독일어를 하겠지? 난 일본어를 할 것이다. 일본어를 하는 거지. 그래서 꼭 일본어를 배우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

단편 소설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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