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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정말 그런가?

구라도사 2023. 12. 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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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일이 너무 많아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제발 내 일 좀 누가 나눠갔으면 하는 생각을 하루에 열두 번도 더 했다. 그리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대신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이유라며 자위했다.

그러다가 일이 좀 줄고 시간이 여유로워지니까 이제 글도 좀 쓰고 못한 것들도 좀 해야지 하니 게으름과 무식하게 다룬 몸뚱아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면서 또 글을 쓰지 않는 핑계를 댄다.

결국은 바쁘거나 바쁘지 않거나 글을 쓰지 않는 건 핑계에 불과했다.

다시 바쁜 시절이 찾아오니 오히려 그 좁은 틈을 비집고 글이란 걸 쓰기 시작했다. 그러니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지금 나는 여유로울 시간이다. 아니 여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다. 피곤한 일상이다, 정신없는 하루다 하는 핑계는 어차피 내 몫의 삶이다. 그리고 누가 글쓰기를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좋아라 써대는 것도 내 몫이다.

투덜거리지 말자. 투덜거려봤자 아무 의미없는 뻘짓이니까.

바쁠수록 여유로워지자. 늦게 출발하여 차를 몰고 빨리 가려고 애쓰느니 빨리 출발하여 지하철 안에서 단상이라도 쓰는 여유를 갖자.

이건 다짐이 아니다. 삶의 패턴이고 시간 활용의 방식이다.

위대한 작가보다 뻘짓이라도 하는 글쟁이가 소원이 아니었던가?

두통이 잦아드니 반성이 찾아온다. 이명이 사라지니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치통이 없어지니 맛이 느껴진다. 감기가 사그라드니 가을 냄새가 난다.

위대한 명언은 어렵지 않은 것이었다. 행복은 마음 속에 있고, 건강은 모든 일의 시작이며, 바쁜 사람이 진정으로 여유로운 것이라는.

나는 행복할까?

이런 헛된 고민보다 수없이 많은 정신적, 육체적 갈림길에서 나는 오늘도 무탈하였음을 감사하고자 한다.

그런데..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왜 모기는 여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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